흔하다면 흔한 일이라 두드러지는비극은 아니었지만, 장례 다음 장례를 치르다보니 눈물도 말랐다. 가족들이 모이면 부석한 낯으로 어디 가서 불공이라도 드려야 할지 의논하곤 했지만, 그즈음에는 그럴 가산도 부족했다. 혼이 스러져가는 듯하다고 여기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온 죽음은 장안으로 유학을 가기로 낙점을 받았던 다섯째 오라비의 것이다. 출발을 앞두고 급환에 걸려 나흘 만에 속절없이 숨을 거 것이다.
정숙란
2024.11.23 목흔하다면 흔한 일이라 두드러지는비극은 아니었지만, 장례 다음 장례를 치르다보니 눈물도 말랐다. 가족들이 모이면 부석한 낯으로 어디 가서 불공이라도 드려야 할지 의논하곤 했지만, 그즈음에는 그럴 가산도 부족했다. 혼이 스러져가는 듯하다고 여기던 중 마지막으로 찾아온 죽음은 장안으로 유학을 가기로 낙점을 받았던 다섯째 오라비의 것이다. 출발을 앞두고 급환에 걸려 나흘 만에 속절없이 숨을 거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