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입을 막은 승희의 손은, 강아지를 움켜쥔 여자가 비틀거리며 걸어와 노란 플라스틱 상자의 널 뚜껑을 열고 그 안에 강아지를 집어 던질 때까지, 그래서 던져진 강아지뿐만 아니라 안에서 그와 충돌한 다른 강아지들의 비명이 합창으로 울려 나올 때까지, 여자가 만족한 듯이 상자 위에 널 뚜껑을 덮고 벽돌을 얹은 후 잠시 허공 어딘가를 노려보며 서 있을 때까지, 여자가 몸을 돌려 느린 걸음으로, 우리의 관심과 시선을 다 알고 있다는 듯, 그걸 마음껏 즐기며 희롱이라도 하듯 감질나게 가다 서다 허공을 노려보다 하면서 옥수수밭 너머로 천천히 사라질 때까지, 얼굴에 그대로 달라붙은 채 내려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