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른 해 남짓 살았을 뿐인데 지금 산 것만큼을 또 살고, 어쩌면 또다시 그만큼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게 두려운 건 내가 젊기 때문일텐데, 나는 내가 젊다는 걸 아는 동시에 키오스크 앞에 황망힌게 서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브레이크 대신 액셀 페달을 밟아버린 누군가의 살 떨리는 공포를 마치 내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히피히피
2024.11.11 토서른 해 남짓 살았을 뿐인데 지금 산 것만큼을 또 살고, 어쩌면 또다시 그만큼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다. 그게 두려운 건 내가 젊기 때문일텐데, 나는 내가 젊다는 걸 아는 동시에 키오스크 앞에 황망힌게 서 있는 누군가의 마음을, 브레이크 대신 액셀 페달을 밟아버린 누군가의 살 떨리는 공포를 마치 내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