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라 피투라]는 이탈리아어로 회화를 뜻하는 여성 명사다. 당시 회화는 여성에 비유됐다. 미학자 체사레 리파는 1590년대 《이코놀지아》에서 "회화의 알레고리는 부스스하게 곱슬거리는 흑발의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묘사했다. 젠틸리스키의 그림 속 여성도 비슷한 모습이다. 리파의 은유와 달리 현실 속 화가는 대체로 남성이었는데, 때마침 여성화가였던 그녀는 회화의 은유에 아예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으며 득의양양했을지도 모르겠다.
신나영
2024.11.07 일제목 [라 피투라]는 이탈리아어로 회화를 뜻하는 여성 명사다. 당시 회화는 여성에 비유됐다. 미학자 체사레 리파는 1590년대 《이코놀지아》에서 "회화의 알레고리는 부스스하게 곱슬거리는 흑발의 아름다운 여성"이라고 묘사했다. 젠틸리스키의 그림 속 여성도 비슷한 모습이다. 리파의 은유와 달리 현실 속 화가는 대체로 남성이었는데, 때마침 여성화가였던 그녀는 회화의 은유에 아예 자신의 모습을 그려넣으며 득의양양했을지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