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번 생각해봐! 당장이라도 배가 가라앉을지 모르는 판에! '죽음'과 '심판'이라고? 응? 돛대 세 개가 전부 뱃전을 처박아 계속해서 천둥 같은 소리가 울려대고, 앞뒤 좌우 할 것 없이 사방에서 파도가 우리를 덮쳐오는데, 그 와중에 '죽음'과 '심판'을 생각한다고? 헛소리! 그럴 때 '죽음'에 대해 생각할 여유 따윈 없어. 에이해브 선장과 내가 생각했던 건 바로 '목숨'이야. 어떻게 하면 임시 돛대를 세울 수 있을지ㅡ어떻게 하면 가장 가까운 항구로 갈 수 있을지, 그런 게 내가 생각했던거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