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아마 평생 이러고 살겠지. 갈대처럼 흔들리면서.
근데 갈대 괜찮지 않나. 지나가는 바람에 한껏 몸을 누이면 되니까. 한참 엎어져 있다가 슬그머니 몸을 일으키고, 또 엎어 지고, 누가 누구를 일으켜줄 수는 없지만, 같이 엎어져 있는 건 참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우림에게 말하고 싶었는데 그냥 속으로 생각만 했다. p.225
학교에서건 회사에서건, 심지어 식당이나 가게에서도 모두 가 모두의 언니가 되는 이 세계에서, 나는 정말 그 호칭이 어 울리는 사람만을, 내게 유일하거나 유일했으면 하는 사람만을 그렇게 부르고 싶었던 것이다. p.2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