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서 어쩌라구요.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못 했다. 틀린 말 은 아니었다. 나는 그 정도로 하지 않았다. 근데 번아웃이든 보어아웃이든 아웃인 건 똑같잖아. 탈탈 털렸다는 뜻이다. p.202
서른 해 남짓 살았을 뿐인데 지금 산 것만큼을 또 살고, 어 쩌면 또다시 그만큼을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사실이 두려웠 다. 그게 두려운 건 내가 젊기 때문일 텐데, 나는 내가 젊다는 걸 아는 동시에 키오스크 앞에 황망하게 서 있는 누군가의 마 음을, 브레이크 대신 액셀 페달을 밟아버린 누군가의 살 떨리 는 공포를 마치 내 것처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었다. p.2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