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의 마당에서 여덟 개의 음들이 반짝거리며 뛰어다녔다. 내가 기억하기로는 그 봄이, 할머니가 돌아가신 이래 가장 북 적거리고 소란했던 계절이다. 마루에 앉아 사랑이와 여덟 마 리새끼들이 마당을 헤집고 돌아다니는 것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으면 다른 생각이 잘 안 났다. 어린것들은 그 자체로 사랑이 라고 엄마는 말했다. 사랑이는 틈틈이 우리의 존재를 그제야 깨달았다는 듯 우리에게 달려와 축축한 콧잔등을 들이밀었다. p.86
나는 잠시 쪼그리고 앉아 묵념했다. 그동안에도 도레 - 파솔라시도는 천 진한 얼굴로 내 다리 사이를 파고들었다. 나는 이제 어떤 노래 는 완전히 부를 수 없게 되었다고 생각했고, 다소 절망했다. p.8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