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때 갑자기 아보카도, 하고 테츠가 말하는 게 들렸다. 응? 내가 궁금해하자 수민이 통역해주었다. 자기 생각에는 모든 게 다 아보카도라는데? 그 말에 나는 와, 하고 웃었는데 농담 이 아니었는지 테츠는 웃지 않았다. 아보카도 씨앗에서 싹이 돋을 때까지 시간이 얼마나 걸리는지 아느냐고 그는 물었다. 기다리고 기다리다가, 기다렸다는 사실도 잊어버리면 바로 그 때 뽕. 테츠가 말했다. 뿅, 이라고 말할 때 자신의 두 손을 새 싹 모양으로 만들더니 위로 들어올렸다. p.24
어떻게 생각해? 테츠가 물었다. 수민은 자기도 그렇게 생각 한다고 말했다. 어떻게 생각해? 테츠가 나에게도 물었다. 하 지만 나는 그가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의 꿈에 관한 이야기였을까. 매일 재능을 갈고닦다보면 멋진 작 품이 뿅 하고 나온다든지. 미노리는 웃으며 테츠는 술에 취하 면 꼭 아보카도 얘기를 한다고 말했다. 테츠가 정색한 채 뭐라 고 대꾸했다. 나 취하지 않았어, 하고 말한 것 같았다. 미노리 가 어깨를 으쓱했다. 조금 피곤했다. p.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