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이모가 느꼈을 방식으로 세상을 느껴보기 위해서. 나는 피부에 닿는 공기의 차가운 감촉과 겨울나무의 냄새와, 눈을 감은 채 얼굴을 빛 쪽으로 들어 올리면 눈꺼풀 위로 느껴지는 햇살의 온기를 그때만큼 그렇게 생생하게 느낀 적이 없다. 그때 나는 우리가 바로 그 순간 큰이모에게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고 믿었다. 언니 역시 그렇다고 느끼고 있기를 진심으로 바랐고, 하지만 이제 나는 안다. 타인이 느꼈던 방식 그대로 세상을 느껴볼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얼마나 헛된가, 우리는 오직 우리가 느낄 수 있는 대로만 느낄 뿐이다. 아무리 노력하더라도,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