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들은 스스로 어떤 결정을 내려야 할 일이 전혀 없겠지. 그렇기 때문에 항상 나와 함께 있는 걸 테고.'
양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오직 물과 먹이 뿐이었다. ...매일매일이 다른 날들과 다름없는 것도, 해가 뜨고 지는 사이 긴 시간들이 그저 그렇게 지나가버리는 것도, 짧은 생애 동안 단 한 권의 책도 읽어보지 못하는 것도, 마을 소식을 전해주는 인간의 언어를 못 알아듣는 것도 양들에겐 중요하지 않았다. 양들은 물과 먹이만 있으면 즐거워했고, 물과 먹이는 지천에 널려 있었다.
...양들은 자기 친구들이 거의 다 죽고 난 후에야 무슨 일이 벌어진 건지 알아차릴 거야. 그건 다 내게만 의지해 본능에 따라 사는 법을 잊어버렸기 때문이지. 내가 자기들을 먹여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