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동생은 내게 별로 호의적이지 않은 듯했다. 마주칠 때마다 묘하게 무표정한 눈으로 - 냉장고 안쪽에 오랫동안 처박혀 있던 건어물이 아직 먹을 만한지 점검하는 듯한 눈으로 - 나를 보았다.
p. 위드 더 비틀스 중에서
하루키의 이런 문장들이 좋다.
번역이지만...(원서로 읽고 싶어서 일어공부를 하던 나는 어디로...?)
그래도 좋다.
'너는 굿바이라 말하고, 나는 헬로라 말하네.' 앞서 말했듯이 그들의 음악은 그 시절의 우리를 마치 벽지처럼 구석구석 에워싸고 있었다.
p. 위드 더 비틀스 중에서
단편집인 이 책에서 유독 "위드 더 비틀스" 가 내게 남는 건
지난 실습으로 음악 글쓰기를 했기 때문이다.
음악에 대한 나름의 추억을 떠올리며 짧은 글을 쓰고
되돌아 가는 길에 다시 그 음악이라는 타임머신을 타고 그 시절의 나를 만나러 가길 바랬다.
나름의 아름다운 추억들이 몽글몽글 피어오르던 시간이었기에 더더욱 이 작품이 마음에 남았을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