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이야기>
청둥오리가 인간을 좋아해 천일 동안 노동을 했다는 파의 이야기. 생뚱맞게 파와 오리라니.
진짜 새인 걸까. 오리의 미련을 담은 파. 새처럼 날아가버린 한 남자의 이야기를 진아는 상상으로 남겼을까.
<나주에 대하여>
남자친구의 헤어진 전 여친이 회사에 나보다 어린 직원으로 입사한다. 규희가 죽고 흔적을 찾은 것이 전 여친 예나주. 그렇게 라도 규희에 대해 알고 싶어하는 마음은 이해가 간다. 이제는 세상에 없기에 규희는 어떤 사람이었는지 나주를 통해 더 알고 싶고 그러다 보니 나주에 대해 더 궁금해져하는데 어쩌면 나주가 알아버리길 바랬던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만큼 많은 정보를 흘려주었다. 어쩌자고 규희를 놓아주지 못하는지 ㅠㅠ
<꿈과 요리>
솔지는 활동적이었다. 수언은 솔지를 떠올리면 자기가 못가진 듯한 생각이 들어 애써 생각하지 않으려 노력했다.
서로가 서로에 대해 부러워하고 때로는 질투하며 지내는 동안 마음에 담겼던 게 폭발하고 대판 싸운다. 그냥 축하하면 될 일을 왜 말안했냐고 시비 거는 듯한 말투 하나로.
이후 서로는 멀어지지 않고 솔지의 요리는 연어덮밥을 할만큼 늘었고 수언은 자신의 꿈속에서 솔지와 여기저기 선명하지 않은 장소지만 함께 헤쳐가는데 그런 느낌도 좋다.
나는 친구와의 관계가 사실 제일 어려웠다. 친하다 생각해도 나는 늘 혼자 같았고 경쟁상대가 되는 것은 싫으면서 또 즐거운 일은 축하를 함께 하고 싶었다. 그런 마음들이 솔지와 수언의 사이에 있었다.
<근육의 모양>
재인과 필라테스 강사 은영의 이야기.
사람과의 이별 후 남은 흔적들 속에서, 뜻대로 되지 않는 일들을 내 의지로 만드는 몸의 근육을 보면서 어쩌면 흔적도, 내가 원하는 것도 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희망을 그렸다. (운동은 배신하지 않지요^^;)
<척출기>
영은은 귀에 종양이 있어 제거하면 청력의 손실도 있다는 진단을 받는다. 영은은 주현의 수술 고백을 듣고 좋아한다는 고백이 남녀의 문제가 아니라 내 상황에서 상대방을 받아들일 자리가 더이상 남아있지 않다는 것도 문제라 생각한다.
<정체기>
전 애인을 잊지 못하는 영지. 청력이 떨어지고 자주 귀가 찔리는 듯한 통증을 느씨는 영지를 좋아하는 은주. 그런 은주를 좋아하는 나.
안정된 직업이라 모두가 말해도 내가 느끼지 못한다는 건 내가 잘못된 것인지. 이런 불안은 정상인 건지.
<쉬운 마음>
레즈비언 고백에도 고개를 끄덕여주던 세선. 이성애자였던 수영을 떠올리게 만든 현정. 노멀피플인 이성애자는 결코 알 수 없는 마음.
<침묵의 사자>
어릴 때 좋아해서 따라했지만 그 행동으로 친구들로 부터 거리가 멀어졌다. 실재하지 않는 사자가 눈에 보이며 자신을 데리러온 것은 아닐까 두렵다. 하지만 지은을 만나고 마음의 위로를 받으며 눈에 보이던 사자가 이제는 기다려지고 반갑다. 사자는 어쩌면 내가 만들어 낸 또 다른 내가 아니었을까. 크고 강한 존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