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의 작품은 어떨까, 기대와 우려 속에 펼쳤는데 처음 마주한 첫번째 챕터는 좀 당황스러웠어요.
초반 몇 페이지는, 마침표 없이 길게 이어지는 문장이라니 독특하네, 하면서도 흥미롭게 읽었는데
요하네스가 태어나는 시점부터 이어지는 문장은, 정말이지 이제껏 접해보지 않은 형식이었어요.
이런 게 시적이고 음악적인 문체인 걸까, 나는 이런 문장, 단어를 음미하기에 문학감수성이 떨어지는 것일까.
읽으면서 머리가 복잡했는데 두번째 챕터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왔어요.
정여울 작가의 추천평처럼, 특별한 사건이나 인물이 등장하지 않음에도 정말이지 아름답고 눈부신 이야기였습니다.
특별할 것 없는 이야기임에도, 읽으면 읽을수록 뭔가 마음을 흔드는 게 있었어요.
노인 요하네스가 느낀 일상 속 생각과 감정, 특별한 사람을 마주하고 이전 기억을 되돌아보는 과정.
요하네스의 의식 흐름을 따라가는 여정 속에서 감동이, 여운이 조금씩 조금씩 스며들고 차올랐습니다.
내용을 되새기면 되새길수록 다가오는 게 많은 소설이네요.
소리내여 낭독하며 다시 읽어봐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