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신을 만들어내려 하는 자는 어찌 보면 조물주의 역할에 도전하는 셈이며, 따라서 자연에 거역하는 자, 신성모독자, 괴물 중에서도 으뜸가는 괴물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다른 각도에서 본다면 그에게서 비애감을 느끼고 또한 위험을 무릅쓰는 용기와 분투노력에서 영웅성을 말견할 수도 있으리라. 모든 돌연변이가 살아남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사회정치적 관점에서 바라볼 수도 있다. 어차피 대부분의 이민자는 위장술을 익혀 변신하기 마련이다. 주변에 즐비한 거짓에 대항하는 자위수단으로도 우리는 거짓 허울을 뒤집어쓰고 진정한 제 모습을 감추게 된다.
자신을 발명하는 자에게는 자신을 믿어줄 사람이 필요하다. 성공을 확인하기 위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