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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 성진은 한 걸음 뒤로 물러섰다.
"미쳤냐? 내가 왜?"
정연은 실망한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다 까먹었구나. 하긴, 같이 <몽중인>을 본 것도 잊었으니까. 오 빠는 방콕에서 만났을 때부터라지만, 나는 그때부터였는데. 우리 둘이서 아현동 어두컴컴한 비디오방에 앉아서 그 대사를 들을 때 부터. 왜, <몽중인)>의 첫 장면에서 임청하가 그러잖아. 내가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말해줘. 죽음 뒤의 적막을 견딜 수 없을 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