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의 사연이 담긴 물건은
아버지가 사 주신 하얀 목도리입니다.
고등학교 2학년 때였는데요. 보통 그렇듯, 아버지가 옷을 사주신 경우는 거의 없었습니다.
기억이 가물가물 해서 생각이 잘 나지는 않지만
그날 아버지 하고만 둘이 밖에서 식사를 하고 돌아오는 길이였습니다.
아빠가 근처 비싼 옷가게에 가서 좀 화려한 스웨터와 하얀 울 목도리를 사주셨는데, 그 목도리가 예뻐서 아직도 두르고 다닙니다.
막상 사주신 아버지는 기억을 못하실 수도 있는데, 말수도 없으시고, 어려웠던 아버지가 처음으로 사주신 목도리여서, 지금도 가지고 있네요. 흠 17살 때니까 30년된 목도리입니다. 좀 색깔이 바래지긴 했지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