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치즈버거가 내 어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가는 엄마의 미국 생활에 대해 아직 당신한테 남아 있는 애정을 보여주는 음 식이라 여겼지만, 곰곰이 생각해보니 이것도 엄마가 한국에서 처음 먹어본 요리였다. p.431
치즈버거는 생존과 종속의 복합적 상징물이었고, 한국인들이 굶주리는 와중에 미국인들은 남겨서 버릴 수도 있는 사치품이 었다. 엄마에게 치즈버거는 미국이 줄 수 있는 모든 희망과 가능 성을 상징하기도 했다. 미국의 제국주의는 엄마의 무의식에 선 명한 자국을 남겼고, 음식에 대한 갈망으로 그 모습을 드러냈다. 하지만 동시에, 엄마는 음식을 즐기면서 군사화된 정신세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를 조금이나마 덜어낼 수 있었다. 치즈버거는 병 증인 동시에 치료법이었다. p.4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