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기서 20년 정도가 더 흐르면, 다섯 살 때 기억에 남을 정도 로 엄마와 처음 싸웠던 일의 결과를 엿볼 수 있다. 그사이 엄마 가 산산조각으로 부서지는 것을 지켜봐야 했던 감정상의 앙금과 뒤엉킨 채. 서른세 살이 되었을 때, 나는 18년 동안 엄마가 조현 병과 씨름하는 것을 지켜보며 희망과 절망 사이를 오가던 롤러 코스터에서 겨우 마음을 추슬렀다. 성인이 된 후 내 삶은 엄마의 정신적 고통과 엄마를 살고 싶게 만들어야겠다는 욕망으로 점철 되어왔다. 그렇게 서른세 살의 나는 엄마가 꿈꾸던 사람이 되었 다. 나는 이름 뒤에 따라오는 여러 자격을 얻었는데, 그중 가장 중요한 것은 박사라는 칭호였다. 반면 이건 엄마에게 실망스러 운 일이었을 텐데, 요리 전문학교에서 제과제빵 자격증도 취득 했다. p.1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