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의 슬픔을 글쓰기로 달래보려 시작한 프로젝트였지만, 이 책은 때 이른 죽음을 맞이한 어머니, 그리고 어머니와 닮은 사 람들을 기리고 애도하는 데 실패한 한미 사회에 대한 정의 회복 프로젝트이기도 했다. 어머니의 삶을 애도하지 못하게 했던 세력 은 어머니를 죽인 세력과 동일했다. 내가 학자로서 해온 작업들 과 더불어, 이 책은 우리 가족사에 켜켜이 쌓인 층을 벗겨내 어머 니를 애도하고, 당신에게 붙은 온갖 꼬리표를 넘어서는 존재였던 그분의 모습을 기억하려는 내 개인적 여정의 일환이었다. pp.6-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