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땐 애절한 사랑이야기라고 생각했다. 17살에 만나 사랑에 빠졌던 소녀와 갑작스럽게 이유도 모르게 헤어졌을 때 그 소녀에게 들었던 벽에 둘러싸인 도시의 이야기를 듣고 그 곳에 있는 소녀를 만나기 위해 꽤 오랜 세월이 흐른 뒤에 드디어 진짜 소녀를 만나는 이야기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책을 다 읽고 난 지금은 과거의 아픔으로 인해 현실을 부정하고 앞으로 나아가지 못하던 사람이 누군가(이름없는카페사장님, 도서관관장님 등)를 만나고 시간의 흐름을 겪으면서 과거(도시에 남긴 옐로 서브마린 소년과 소녀)에 나를 남겨두고 미래의 나로 나아가는 이야기라고 생각이 들었다.
불확실한 벽 안의 도시와 바늘 없는 시계, 그림자가 상징하는 것이 뭔지 끊임없이 생각하게 된다. 책을 덮은 후에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