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일치기 소풍인 셈이다. 사도세자는 그 짧은 시간에도 할머니 인원왕후, 어머니 정성왕후, 생모 선희궁은 물론 모든 자녀에게 편지를 보냈다. 거둥을 나가서도 계속 궁궐의 안부를 묻는 임금의 관행을 따라해보고 싶었던 듯하다. 자기도 당당한 '작은 임금'이니 임금 구실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이고 싶었던 것이다. 당시 세자는 하루가 다르게 병이 깊어가는 상황이었지만 외출중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 가슴이 시원하니 화증이 좀 내렸을 것이다. 스스로도 별 탈 없이 다녀온 것을 큰 경사로 여겼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