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시계탑과 똑같다. 나는 생각했다. 벽에 둘러싸인 그 도시 의 강가 광장에 서 있던 시계탑과 똑같다. 문자반은 있지만 바 늘은 없다.
시공이 미세하게 일그러지며 뒤틀리는 느낌이 들었다. 무언 가와 무언가가 뒤섞인다. 나는 그렇게 느꼈다. 경계의 일부가 무너지고, 혹은 모호해지고, 현실이 여기저기서 뒤섞이기 시 작한다. 그 혼란이 나 자신의 내부에 있는 무언가가 초래한 것 인지, 아니면 고야스 씨가 초래한 것인지는 판단할 수 없었다. 혼돈 속에서도 어떻게든 침착함을 되찾고 당황한 내색을 하지 않으려 노력했지만 간단한 일은 아니었다. 나는 해야 할 말을 잃었고, 대화는 그렇게 끊어졌다. 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