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손으로 먼지를 닦아 책상에 올려둔 오래된 꿈을 나는 읽 기 시작한다. 손바닥으로 따뜻하게 감싸서 활성화시킨다. 곧 오래된 꿈이 깨어나 알아들을 수 없는 언어로 메시지를 말하 기 시작한다.
오래된 꿈-그것은 내 그림자가 추측하듯 긁어내어져 밀폐 보존된 사람들 마음의 잔재일까? 나로서는 그 가설의 옳고 그 름을 판단할 수 없다. 내가 보는 한 눈앞에 있는 건 병조림처 럼 가둬진 '혼돈의 소우주'일 뿐이다. 우리의 마음이란 이토록 불명료하고 일관성이 결여된 것인가? 혹은 오래된 꿈이 이처 럼 단편적이고 혼란스러운 메시지밖에 내보낼 수 없는 건, 그 것이 결속된 하나의 마음이 아니라 '남은 부스러기'를 모은 것 에 지나지 않기 때문일까? 1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