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왜 불멸의 로맨스인가?
저자 : 에밀리 브론테
번역 : 김정아
출판 : 문학동네
19세기 발표 당시에는 복잡한 구성과 비도덕적인 관계를 다뤘다는 이유로 비난받았으나 현재는 서머싯 몸이 선정한 '세계 10대 소설' 중 하나이자, 셰익스피어의 <리어 왕>, 멜빌의 <모비 딕> 과 함께 영문학 3대 비극으로 꼽히는 로맨스의 고전이다. 2012년 기준으로 영화화만 무려 9번. 오페라와 연극 등 다른 매체까지 범위를 넓히면 44회나 리메이크됐다고.
이렇게 오랫동안 사랑받은 이유가 뭘까?
서머싯 몸은 "사랑의 고통과 황홀, 그리고 그 잔인함을 이토록 강렬하게 표출해낸 작품은 없었다"고 답했지만 솔직히 난 잘 모르겠다.
#약간의스포주의 #불가피함
가장 큰 이유는 매력적인 등장인물이 한 명도 없다. 적어도 나한테는. 주요 인물들의 비주얼을 찬양하는 묘사가 꽤 있는데 생긴 게 그러면 뭐하나, 인성은 죄다 빻았는데. 걍 다 얼빠야? 남녀 주인공의 사랑 이야기를 제3자에게 듣는 구성이라 그런지 성격들이 그 모양인데도 불구하고 서로 사랑에 빠질 수밖에 없었던 일화도 딱히 없다.
"모든 것이 사라진다 해도 그 애만 있으면 나는 계속 존재하겠지만, 모든 것이 그대로라 해도 그 애가 죽는다면 온 세상이 완전히 낯선 곳이 되어버릴 거야. 내가 이 세상의 일부란 느낌이 없을 거야. (중략) 내가 곧 히스클리프인 거야. 그 애는 내 마음속에 항상, 항상 있는 거야."-p.133
그래서 캐서린이 히스클리프에 대한 사랑을 표현하는 이런 장면이 와닿지를 않았다. 문장만 보면 너무나 아름답고 섬세한데 캐서린이 하는 말이라 입만 산 느낌이었달까.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히스클리프의 복수도 마찬가지다. 대체 그렇게까지 해야하는 이유를 1도 모르겠다. 무엇보다 내 기준에서 히스클리프의 복수는 캐서린에 대한 진정한 사랑과 양립할 수 없다.
사랑때문에 파국을 자초하는 모습에 마음이 아파야 하는데 애초에 사랑이 없는데? 번지르르한 대사뿐.
미안하다, 브론테! 얼굴로 개연성을 더할 수 있는 건 원 앤 온리 차은우 뿐인 거 같아…
그래도 나 이번엔 독파 미션도 전부 수행했다~
완독 챌린지 독파 아니었으면… 독파 엠버서더가 아니었다면 백퍼 중도하차 했을 것같은 폭풍의 언덕 이야기는 여기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