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저기에 튀기가 있다니까.”
명치 아래 꽉 박힌 무언가가 터질 듯 움직였다. 나는 민아를 내려놓았다. 아이에게 거의 소리를 지를 뻔했다. 그 순간, 뒤에서 어떤 시선이 느껴졌다. 이번에는 분명했다. 누군가 있었다. 나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다리 저편, 다섯 걸음도 안 되는 곳에서 낯익은 얼굴이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언제 저곳에 와 있었던 걸까. 나는 마른침을 삼켰다. 그가 이쪽으로 천천히 다가왔다. 나를 불렀다.
“선생님.”
나는 애써 미소를 지었다.
“그래, 용우야. 이제 집에 가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