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이토의 내면을 섬세하고 다루고 있어 갑갑함이 느껴졌다. 그리고 동시에 그렇게 엿본 이토의 치밀함에 분노했다. 가슴 깊숙한 곳에서 올라오는 그 복잡한 감정들을 감당하기 힘들었다. 이토의 거짓과 가식의 세계와 청년 안중근의 진실됨이 부딪쳤다. 그리고 진실됨이 이겼다. 모두에게 전해지지 않았지만...
감옥에서 안중근이 빌렘 신부와 재회 하는 장면에서 결국 울음이 터지고 말았다. 설움을, 분노를, 안타까움을, 감사함과 미안함을 켜켜이 쌓아두게 하더니 이렇게 터트리게 한다. 김훈 작가의 필력이 쌓고 터트린 울음인듯 하다.
안중근을 마음에 담으며 생각한다. 이 땅에서 태어나 이 땅에서 살아가는 내가 무엇을 기억하고 그리고 어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