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늘 생에 대한 어떤 증오가 가득했다. 그때마다 다른 이가 되었는데, 그 죽음을 내가 보고 있었다. 내가 누구인지를 온전히 잊어버린다면 죽지 않아도 되었을 텐데... 그럴 수 없어서 늘 '나'로 살았고, '나'로 죽었다. 참고 묻어두고, 외면하고 배제하며, 속고 속이는, '질서 있는 삶' 속에서 이방인 되기란 어쩐지 '나'로 살아가는 것보다는 쉬운 일일 것이다. '진정한 자아 찾기'나 '진짜 나로 살기' 와 같은 말이 허무맹랑한 구호처럼 들리기도 하는 까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