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 '래그타임'을 읽으며 가장 아쉬웠던 것은 내가 미국이나 미국의 인물들에 대해서 잘 모른다는 거였다.
해리 후디니, J.P. 모건과 헨리 포드, 프로이트, 융과 같은 인물이
소설 곳곳에서 작가가 만들어낸 가상의 인물들과 섞여 굉장히 자연스럽게 등장한다.
내가 그 인물들에 대해 잘 알고 있다면 이 소설을 읽으며 굉장히 반가웠을 것 같다.
그리고 이 소설에 더욱 몰입할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러나 나는 그럴 수가 없어서 아쉬웠다.
J.P. 모건과 헨리 포드는 이름은 알고 있었으나 어떤 성향의 사람이었는지는 이 소설을 통해 처음 알게 되었다.
물론 이 소설 속의 내용이 허황되지 않다는 가정 하에 말이지만.
결국 소설을 읽다가 새로운 등장인물이 나오면 그 이름을 검색해가며 읽었다.
그래서 이 책은 천천히 읽어야 한다고 했나 보다.
물론 박자를 '찌그러트린'다는 의미가 있는 '래그타임'이 책 제목이어서 그런 거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꽤나 재미있고 술술 읽힌다.
실존 인물들의 큰 족적은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잘 이어 붙어 한 편의 멋진 이야기가 탄생했기 때문이다.
소설가가 만들어낸 한 가정과 당시 미국의 상황, 그리고 그 시대를 같이 살아간 실존 인물들의 연결이 너무나도 자연스러워서 작가인 닥터로는 사실 소설을 쓴 것이 아니라 그냥 실제 있었던 일을 쓴 것이 아닐까 하는 의심을 해봤을 정도.
한 시대는 여러 인물들의 여러 생각과 행동들이 의도치 않게 만나고 섞이고, 또 대립하면서 형성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물론 사람들이 시대를 만들거나 이끌어가고 싶다는 분명한 의도를 가지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서 오히려 먼 훗날 그 시절을 돌아볼 때 큰 그림을 볼 수 있는 것이기도 할 것이고.
지금 내가 살아가고 있는 시대는 어떨까.
나는 나중에 이 사회를 어떤 인물과 시대로 기억하게 될까.
되돌아봤을 때, 지금의 이 시대가 꽤 괜찮은 시대였다고 기억할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겠다.
요즘 돌아가는 상황이나 세계정세를 보면, 쉽지는 않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