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 작가는 전에 읽었던 '멋있으면 다 언니'에서 만난 적이 있었다.
하지만 그 책은 이슬아 작가만이 아니라 다른 작가들의 이야기들이 같이 있는 책이었고,
이 책, '나는 울 때마다 엄마 얼굴이 된다'는 이슬아 작가의 이야기를 온전히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이 책에서 이슬아 작가는 자신과 엄마의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독특한 점은 엄마를 '엄마'나 '어머니'로 호칭하는 것이 아니라 '복희'로 한다는 것이다.
그것은 엄마와 딸의 관계에서 벗어나 인간대 인간으로 마주 보겠다는 선언으로 느껴졌다.
이 책의 내용은 너무나도 솔직하다.
이야기를 풀어내는 작가는 담담한데, 오히려 보고 있는 내가 민망해하고 당황할 정도.
이렇게까지 터놓고 얘기해도 되는 건가 하며.
이야기의 시작부터가 너무 강렬했달까.
복희는 정말 어린 슬아에게 그렇게 적나라하게 슬아의 제조과정(?)을 말했을까...?
작가에게는 좀 미안하지만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슬아'보다는 '복희'의 매력에 풍덩 빠졌다.
굉장히 당당하고 현명하고, 솔직하다.
시대를 앞서간 느낌.
사실 우리 엄마도 굉장히 솔직하고 당당한 성격이라 복희와 엄마가 만나면 금방 친해질 것 같다는 생각을 하며 읽었다.
비슷한 성격이라 오히려 서로를 밀어내려나?
이 책을 읽으며 나도 좀 더 나에 대해 알아가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에서 가장 알 수 없는 게 모순적이게도 바로 나니까.
왜 나는 나 자신에게조차 솔직할 수 없을까.
그렇게 나 스스로에 대해 솔직해질 수 있게 되면 다른 사람과도 진솔하게 마주할 수 있게 되겠지.
그나저나 우선 엄마에게 전화 한 통 걸어봐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