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단 전체적인 감상! 재미있었다!
에세이라고 해서 다분하지는 않을까 생각했는데, 괜한 걱정이었다. 일상을 담은 글이지만 나와는 다른(같은 나라에, 같은 시대에 살고 있으니 많이 다르지는 않지만 그래도 생활 방식부터 시작해서 아무튼 다른 사람이다.) 사람이 직업과 일을 하며 그와 관련된 이야기를 풀어 주는 게 즐거웠다. 어디선가 들은 내용이 나오면 괜히 신나기도 하고, 맞장구도 치고, 그러다가 모르는 영화 얘기가 나오면 한 번 봐 볼까 싶기도 하고.
전반적으로 구어체로 글이 쓰여 있으며, 어려운 단어나 이해하기 힘든 문장이 없어 글이 술술 잘 읽힌다. 재치 있는 표현도 많고, 작가님께서 글 내내 겸손한 태도를 취하셔서 읽는 중 작가님이 어른스럽다는 느낌을 주는 부분이 종종 있었다.
글이 잘 읽힌다고 해서 가볍기만 하지 않고 생각할 만한 것들을 던져 주시고, 그 다음에 농담 같은 한 두 문장 정도를 덧붙여 글의 분위기가 너무 가라앉지 않는다. 인상 깊었던 일을 다시 생각해 보면 결국 반성이나 각오, 다짐 등으로 끝나 너무 교훈적인 글이 될 수도 있는데 작가님은 문장 끝 뿐 아니라 회색 페이지 직전, 그러니까 소주제를 마무리하는 문단도 유머러스하게 맺으시는 게 많아 너무 설교를 듣는다건, 혼나는 느낌이 들지 않아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