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번역가로써의 시간을 볼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거창한 이유로 번역가를 시작하지 않았다는 말도, 업계의 부조리한 일들도, 고심끝에 내 놓은 결과물들이 늘 다수에게 평가받는 듯하여 조마조마하다는 말도 다른 업계지만 비슷한 듯해서 공감도 많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짧게 구성되있는 에세이들의 글들이 참 재밌었어요. 작가님만의 위트를 즐길 수 있어서 읽는 내내 재밌었습니다.
특히 책 말머리에 써있던 글귀 ‘우리 모두는 번역가’ 라는 말이 참 와닿기도 했는데요.
그렇지만 굳이 ‘번역’하려 애쓰지 않아도 있는 그대로, 마치 퇴근 후 옆집에 사는 어느 번역가와 맥주 한 캔을 앞에 두고 오늘 하루 있었던 일에 대한 이런 저런 얘기들을 두런 두런 나누는 장면의 한 사람으로 있을 수 있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자기 자리에서 늘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 있기에 영화 한 편에 울고 웃을 수 있는 즐거움을 누리는 내가 있다는 점에 참 감사한 마음이 들더군요. 저 역시 길고 지리한 긴 시간을 지속하다 보면 언젠가 작은 성취를 이룰 수 있겠죠. 그러한 성취를 이루 ’대개는‘ 에 속하고 싶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