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듣는 사람>>은 박연준 시인이 자기의 색깔로 자기의 언어로 39권의 책을 안내하는 글이다. 인문학자나 소설가들이 알려주는 ‘책 소개’글과 많이 다르다. 제목부터 다르다. 서평도 소개글도 읽지 않고 시작해서인지 “듣는 사람”이란 제목만 보고 소설인 줄 알았다. 책 속에서 책을 읽는 것은 듣는 행위라는 말이 그렇게 좋았다. 나는 말하기 좋아하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듣는 것도 참 좋아하는 사람이란 걸 깨우쳐 주었다. 조금만 연습하면 책을 읽을 때처럼 다른 이들의 말도 잘 들을 수 있다는 희망이 생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