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캐니>는 익숙하면서도 낯설고 두려운 감정을 느끼는 심리적 공포를 말한다. 이 소설은 캐릭터의 이중성과 기이한 상황으로 기괴하면서도 내내 불쾌하다.
왜소증의 스케치 작가이자 택시 운전자인 '나'는 '그집'을 오가는 '당신'을 손님으로 태운다. 자주. 그러나 '당신'은 염산테러의 피해자가 되어 망막이 타버렸고 '나'와 '그집'은 당신과의 상관관계로 지목받게 된다.
여기서 더 불쾌한 건 '나'의 행동이다. 장애로 인한 노골적 시선과 은밀한 혐오에 노출되어 있고 게다가 어린 시절의 성적 대상이 되어본 경험으로 인해 밑바닥엔 남모를 수치심과 열등감이 깔려 있다.
반면 '나'는 택시에 탄 손님을 남몰래 관찰하고 그림을 그린다. 그가 그리는 반인반수 크로키 역시 기이한 심리를 반영한다. 게다가 청한동이 목적지인 '당신'을 스토킹하며 관찰한다. '당신'이 하는 일을 불쾌해한다.
'그집'은 청한동 꼭대기, (청량한 공기-p.297)가 감도는 곳. '나'와 '당신'은 '그집'이 주는 무기력함을 동질감으로 바꾸고 싶어 한다. 하지만 가진 자의 당당함은 결코 닮을 수 없다. 청한동을 서성이는 이들에게서 보이는 (뒤틀린 균형-p.301), 이것이 언캐니 밸리다.
그럼에도 '그집'은 집요하게 '나'를 잡아끈다. 대체 '나'가 넘어서고자 하는 불안은 무엇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