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이 누구인지, 그 날 밤 과연 무슨 일이 있었을까에 몰두해 모든 걸 놓쳤다. 생각지도 못한 장면에서 끝나버린 이 이야기가 대체 무슨 의미일까 한참 당황했다. 작가노트와 작품 해설 첫 문단을 읽고서야 사건에만 시선이 쏠려 너무나 자연스레 흘려보낸 일상 속 권력의 불균형을 깨달았다. 그러자 소설 첫 장을 다시 펴게 됐다. (그러나 아쉬움은 물론 있다. 개인적으로 작가의 첨언이나 평론가의 구체적인 해석이 있어야만 드러나는 골자를 가진 글은 힘이 없다 생각하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