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0이 된 기분. 정현은 그 이상을 바라는 것도 이상하게 무섭기만 해서 그저 0인 채로 오래 있고 싶었다. 라는 마지막의 문장을 보고 더 좋은 것을 바랄 수 있지만 지금 이 상황만으로도 벅차올라서 그래서 무서운 그런 기분을 느낀다고 생각이 들었다. 정현이 결국 돈을 받아서 돈을 갚는걸 보는건 좋았지만 한편으로는 조금 슬펐다.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한 기억이 앞으로도 계속 남아있을테고 사람을 전보다는 쉽게 믿지 못할테니까. 모든 것을 재고 따지는 사람이 되어 다시는 이런 일을 겪지 않을 수 있지만 좀 더 마음이 닫힌 상태로 살아갈 것 같다는 생각에 안타까웠다.
난 책에 나오는 반려빚이라는 단어가 재미있게 느껴졌다. 빚은 없이 사는 것이 가장 좋다지만 지금 시대에는 빚 없이 삶을 온전히 살아가는게 힘들다고 생각한다. 그럼 어쩔 수 없이 우리들은 빚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텐데 그런 빚을 반려라고 표현한다니 재미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