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 때 읽었던 책이었는데 어른이 되어 다시 읽으니 무척 새로운 것 같아요. 어릴 땐 마냥 징그럽고, 그레고르가 불쌍하기만 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그 불쌍함 너머에 실존이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또, 그레고르가 사실 벌레로 변한 게 아니라 ‘히키코모리’로 변한 것이라는 해석도 이해가 갔어요. 완독하고 나니 이 책이 일종의 상징성을 가지게 된 이유를 알겠더라고요. 게다가 작가의 문체와 묘사가 워낙 사실적이어서 한 번 읽고 나면 기가 빨리는 것 같아요. 그래도 독파 덕분에 너무 재미있게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