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닦인 길이었으나 그곳으로 지나가는 사람은 한 명도 없었다. 주위는 점점 어두워지고 있었다. 기진은 천천히 호흡을 가다듬고 계속 앞으로 나아갔다. 휴대폰이 있으니 정 잘못되면 구조를 요청할 수도 있을 것이었다. 사람들이 바글거리는 산책로로 돌아가고 싶지 않았다.
짙어져가는 어둠과 적막 속에 홀로 있게 되자, 그녀는 비로소 알 것 같았다. 자신이 종일 혼자 되기만을 원했다는 것을. 비단 강의 가족뿐 아니라 남편과 아이들까지도 견딜 수 없었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