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이름으로 등장하는, 자주 이름이 등장하지 않는 주인공 '나'는 40대 남성이다. 아이가 있고, 어린시절을 오스틴(텍사스 주도)에서 살았고, 텍사스주립대학을 졸업했다. 육퇴 후 아내와 와인을 즐기고 도스토옙스키를 좋아한다. 작가의 일기장 같은 단편들은 72년 생인 작가의 40대의 생각과 일상을 기록한 듯 하다. 우리 모두 사회에 첫발을 내딛던 청춘이던 때가 있었다.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고 지나간 시간들이 후회의 발자취라기 보다는 담담한 삶의 파편이라는 생각이 든다. 작가는 이 일상적인 내용들을 섬세하게 포착하고 있다. 성인이 되어 맺는 관계들 중 일부는 사소하게 때로는 분명하지도 않은 이유로 멀어진다. 불편함. 그것이 상대든 나든 서로 알고 있지만 말하지 않기에 멀어진다. 슬프지는 않지만 동서양이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문화가 달라도 공유되는 글. 고향, 친구, 옛 연인, 재능, 동료, 아내, 좋아하던 음식들이 사라진다. 나이들어감의 단면들이 앤드루 포터의 스타일로 녹아있다. <빛와 물질의 관한 이론> 읽어봐야 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