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은 뻣뻣하게 의례적 인사를 몇 마디 주고받았다. 이어진 침묵 속에서 동시에 발을 바꿔 짚었다. 벤저민은 결례를 용서해달라며 창문을 마주 보는 소파를 가리켰다. 그들은 자리에 앉았다. 서 있을 때보다도 더 불편했다. 방 건너편 창문의 둥근 어둠에 반쯤 가라앉은 그들의 그림자가 그들을 마주 보았다.
“나는.”
그의 침묵이 결정적일 만큼 길어지자, 헬렌은 그를 돌아보았다. 그가 하려던 나머지 말이 궁금했다. 벤저민은 문장을 맺을 수 없어서 표정이 굳어졌다.